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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가 내 나라일까?

새눌당 패거리와 쥐뿔도 없으면서 투표만 했다하면 그들을 찍고는 마치 호위무사라도 되는양 태극기에 성조기도 모자라 가스통 들고 설치면서 반대편을 몰아 붙이는 무리를 볼때마다 열받는 나에게 남편은 말했다.


"놔둬라..대한민국은 저 사람들이 세운 나라야!"


한반도가 분단되고 미국의 위세를 등에 엎고 친일파 무리들이 복귀하고 이승만이 남한만의 단독 선거로 정부를 구성했을 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아마 몹시 온갖 방법으로 저항했을 것이다. 가정일 뿐이라고? 지금은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절대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지만, 당시 공산주의 사회주의는한반도 일반 민중들 사이에는 꽤 널리 퍼져있었다.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 하신 일가친척 중에 한분이 한국 전쟁 직 전 어느 날 우리 할머니께 그랬단다. "곧 좋은 세상이 올 것이오. 좀만 참으시오." 그 말을 전해주는 엄마는 별 생각이 없이 전한 것이지만, 듣는 딸년은 그 말이 그 어른의 젊은 날 사상의 궤적을 보여주는 암호처럼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나 할머니에게 해방 후 한국 전쟁 때까지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인공 때로 영원히 각인되어 있는 듯 했다. 그 시절을 말할 때는 늘 인공 때 라고 했다. '인공'은 조선인민공화국, 여운영이 해방 직후만든 건국준비위원회의 후신이다. 당시를 살았던 지금의 70대 중반 이상 어른들 뇌리에 인공이 당시를 지칭하는 일반명사였다는 것은, 그 만큼 압도적이었다는 뜻인 것이다. 내가 그 때를 살았다면 나라고 예외였을리 없다. 건준과 인공을 독립한 조선이 가야할 길로 확고하게 받아들인 사람이라면 이승만과 친일파 무리들의 물리력 앞에서 버티기 힘들기도 했지만, 그들이 설친 끝에 "정통"이 되 가는 꼴을 보는 일은 정신적으로 사상적으로, 역사인식으로도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아니, 만약이라는 역사 가정 속 '나'라면 선택지가 하나 더 있었다. 북이라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월북했다.


그리고 이 땅에 세워진 나라, 대한민국은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와 민족주의 독립운동 세력을 모두 북으로 쫓아내거나 죽인 후 친일파였다가 친미파로 변신한 이승만 일파와 공산주의 북한에서 적응하기 어려운(친일파였거나, 종교적 이유로) 사람들이 남한을 새터전으로 잡기 위해 만든 서북청년단 같은 자경단이 힘으로 밀어 붙인 나라다. 대한민국 성립이 역사의 순리로 물 흐르듯이 당연히 자연스럽게 국민의 환호를 받으며 일어난 일인줄 아는 사람이 많다. 그걸 반대하다 일어난 일들이 대구 항쟁,  제주 4.3항쟁, 여순 사건...그 사이 죽은 사람만 백만은 되지 않을까? 그러고도 대한민국은 헌법을 발표하고 정부가 들어섰다. 반대한 사람은 싸우다 죽거나, 북으로 갔다. 반대 세력이 이렇게 사라진 뒤 이 땅에서 그래도 살아야 할 사람은 자의든 타의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받아들였고, 30여년 남짓이 흐르고 나도 대한민국 사람으로 태어났다.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역사 가정 속 나에게는 북이라는 다른 선택지가 있었으나, 오늘을 사는 현실 속 내게는 선택지가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이 나라를 내 나라로 만드는 것, 아니면 이민 뿐이다. 후우...이 땅을 버릴 만큼은 나는 이 나라를 증오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또, 물설고 낯선 이국 땅으로 이 나이에 옮길 간절한 이유가 없다. 어짜피 세금 내고 드물지만 투표권 행사하며 법률적으로 주인으로 살라고 하니, 4년에 딱 하루가 아니라 365일 죽는 날까지 주인으로 살겠다. 그런 나라를 만드는 데는 용기를 좀 내보겠다. 대한민국을 통째로 내나라고 만들어야 겠다. 그러기 위해 지금 나는 내 처지에 맞는 방법으로 저항한다. 그런데 새눌당 수구꼴통 친일파 후예들은 우리를 대한민국에 끼워 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세금만 훔치고 표나 강탈해가는 대상이지, 절대로 자기 곁을 내 주지 않고 싶어 한다. 그러니 현충일에 야당 당 대표 차량 출입을 막아선 것 아니겠나? 별 것 아닌 일에서 그들의 진심이 드러난다. 


끝으로 한번 더 역사 가정 놀이를 해볼까? 설령 내가 북으로 갔더라도, 거기서도 또 편히 살았을 것 같지 않다. 북으로 간 나는 거기서도 또 싸우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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