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진보한다는 걸 믿을 수 있을까? 분명 개인의 자유는 19세기보다 커졌고, 일부에서는 넘치는 풍요를 누린다. 우리 사회도, 나도 풍요쪽에 속한다. 허나 한편에서 사람들은 자유가 넘쳐서 파편화 되었고, 남에 대한 배려나 예의는 희박해졌다. 풍요아니면 빈곤은 각각 0으로 수렴하고 있다.
그러니..다시 묻는다. 세상은 진보했는가? 진보해야 한다고 결론내리고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슬람을 적으로 그려놓고 군비경쟁으로 부를 축적하고, 공포정치를 일삼는 이들, 나쁜놈들이다. 그렇다고 IS가 여자에게 성노예를 시키면서 성전이라고 하고, 2천년전 쯤 만들어진 율법을 21세기 인간이 따르지 않는다고 공개처형한다. 그들 싸움도 역시 각각 0으로 수렴한다.
80년대 내가 대학다닐때 모든 국민이 독재군부정권에 맞서 싸운것은 아니었으나, 전두환이 잘했다고 내놓고 말하지는 않았다. 부모가 데모하는 자식을 말리면서도 그 일이 틀려서라고는 하지 않았다. 다칠까 염려하여 내자식은 하지 말기를 바라는 '소박한' 이기심 정도였다고 할까.
민주 정부 10년을 거치고, 민주주의를 욕으로 입에 올리고, 박정희는 신이고 딸은 교주이며, 이승만이 국부라고 공공연히 떠드는 인간들이 거리를 점거하고 다른 사람은 지나지 못하게 막는다. 원인이 무엇이든 자식 앞세운 부모 앞에서 게걸스럽게 먹는 것으로 약을 올리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마침내 고등학생이 공공장소에서 상대가 하는 말이 지 생각과 다르다고 사제폭탄을 던지는데, 한 신문은 용감하다고 칭찬한다. 이기심이 이제 일상이 되었고, 탐욕이 정의가 된 사회, 그런 세상.
가끔 나도 죽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꼴 보려 지금까지 살아왔던가...이제 살면서 어떤 지향을 품는 것이 괴로운 일이 되었다. 세상은...정말로 진보하는가...? 진보하지 않을거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런 세상이 미래라면 살 이유가 없으니까. 진보가 사실이어서 참인 것이 아니라 참이 되게 하려고 진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오늘도 마음에 별을 헤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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