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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2, 대진운이 좋지 않군 결국 보고야 말았네.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집중을 하는데, 그들의 관계와 서사를 보여준 장면이 돌아오면 좀 지루하다. 가장 긴장감이 높은 장면은 7회 반란을 일으키고 총질이 시작되면서다. 시즌 3는 이런 밀도를 이어갈까?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절제와 압축이 부족한 듯하다. 배우들이 지나치게 화려한 것도 흠이다. 영화 하나 책임질 사람들이 떼로 나오는데, 서사는 다소 허술하다. 주인공 성기훈은 게임을 중단시키겠다고 들어가서 하는 일이 별로 없다. 겨우 7회에 가서야 뭘 한다. 시즌 1에서도 그게 안되었는데, 이미 돈에 눈 돌아간 사람들, 이판사판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믿은 걸까?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므로, 만용에 가까운 행동이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봐야 할까? 아주 형편없는 .. 더보기
소년이 온다와 동물농장 소년이 온다는 2016년에 읽었다. 동물농장은 지난 여름에 읽었다.책을 읽고나면 간단하게 독후감을 쓴다.이 두 책은 쓰지 못하고 있다. 정말 어마어마 해서 몇 마디로 내가 받은 감동을 정리할 수가 없다. 첫 문장부터 끝문장까지 통으로 외우고 싶다. 아, 필사를 할까? 어느 한구절만 따서, 혹은 어떤 장면과 내용을 인용해서 뭐라뭐라 해석하는게... 난 그럴 능력이 없는데다, 어느 대목, 어느 장면만 들어 멋지다거나, 이런 맥락이라거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거나...보태는게...무의미하다고 느꼈다. 명작의 무게....좀 더 시간이 지나서 내 안에서 걸러지고 끝까지 남은 것이 있으면 그때는 쓰게 될까? 지금은 매혹당해서, 빠져있어서, 객관화가 안되기도 하다. 아직도 좀 흥분상태다. 읽지 않은 분 있으면 꼭 읽으시.. 더보기
포스트식민주의, 친일 압잡이들을 위한 분칠 논문 를 읽었다. 생소하고 어려웠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 글에 따르면 포스트식민주의는 서양 중심 학문체계와 인식, 철학, 담론에 대한 반발이라고 한다. 이 논문은 포스트식민주의 이론을 살펴보고, 식민주의의 제도적 유산을 근대성과 연결시켜 알아본 후, 식민지 시기 일제 협력자 문제를 살핀다고 되어 있다. 다 읽고 나니 원래 서양 중심의 식민지 이해에 반발한 포스트식민주의가 식민지 내부의 문제, 제국의 일방적인 강압이 아니라 내부의 호응에 주목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제국의 일원이었거나 제국이었던 국가에 속한 연구자가 제국의 자료를 활용해 제국이 어떻게 식민주의를 관철했는가를 연구하고 그 결과만으로 피식민지 국가를 해석하는 것은 반쪽이라고 보았을 것이다. 아무리 객관성을 유지하려 했다하.. 더보기
덕질의 경제학 나는 우석이의 광고주들이 좋아하는 팬은 못된다.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만!" 이 내 현생 소비생활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돈 써가며 덕질을 하다니... 스스로 놀라고 있다. 극강의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가끔 소비가 위안이 될 때가 있기는 하다. 소비하는 대상은 문화 상품일 때도 있고, 여행을 하거나,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일 때도 있다. 이런 소비는 물욕이라고 함부러 치부할 수는 없지 않을까? 열심히 일하고, 최선을 다해 합리적 소비를 해온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것이므로. 이번에는 한 가지 의미가 더 있다. 존재 자체로 나를 기쁘게 하는 우석에 대한 작은 보답. 물론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놀라운 자제력으로 현생의 원칙을 지켜가는 중이다. 그리고 이 원칙은 지극히 이성적인 경제주체로서 수요가 .. 더보기
인사이드 아웃, 어른이 된다는 것 인사이드 아웃 1은 라일라의 마음 속 기쁨이가 라일라의 추억 속에는 슬픔도 있고, 기쁨은 슬픔과 함께 하는 것을 깨닫는 여정이었어. 인사이드 아웃 2는 라일라가 어른이 되려면 한가지 자아만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지. 어린 초딩이었던 라일라는 만 열 세살이 되었지만 라일라 마음 속 우세 감정인 기쁨이는 "나는 착한 사람이라는 신념"으로 충분하다고 오해하고는 일상에서 꾸중 듣거나 심판에게 지적 받는 순간은 솎아서 기억 저장고에 버려버려. 그러던 어느밤 청정 구역 라일라의 마음에 말썽쟁이 감정들이 처들어와. 불안이, 따분이, 당황이, 부러움이 일당(!)은 기쁨이네를 내쫓고  "나는 왜 이렇게 생겨먹은 걸까?" 불안해 하며 끊임없이 라일라 마음을 충동질 해. 기쁨이는 착한 사람이라는 신념 꽃만 다시 찾아.. 더보기
청춘기록, 변우석을 발견하다 청춘기록 10회를 보다 우석이가 연기한 해효 마음이 짠해서 콧날이 시큰했다. 저 마음 알것 같아. 수저는 중요하지 않아. 아무리 금수저라도 수저로 행운과 인기를 다 살 수 없거든. 열번째 에피소드에서 해효는 비로소 각성하는 거고 자기 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는 거지. 자신의 욕망을 처리하려면 우선 그게 뭔지 똑바로 마주하고 내가 진짜 원하는게 뭔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알아야 하거든. 10화에 가서야 해효는 진짜 자기 캐릭터를 드러냈다. 그 전까지 서브지만 남주가 맞나 싶을만큼 밋밋했거든. 해나랑 비밀 연애하는 진우보다 못했어 존재감이. 우석 배우 역시 10화에서 진짜 자기 연기를 보여주더라. 신인상 타지 못하고 돌아가는 차안에서 안정하랑 흥겹게 노래부르다가 눈길을 차창밖으로 돌릴때, 허기진 .. 더보기
서울, 존 오브 인터레스트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둘러산 40km 인근 지역을 일컫는 명칭 ‘존 오브 인터레스트. 사운도 좋은 극장에서 보기를 권한다. 소리의 영화다. 담장 너머 하늘로 뻗은 굴뚝에서는 사람 태운 검붉은 연기가 날마 치솓는데 바로 옆 사택에서 낭만적인 전원 생활을 하는 루돌프 회스 부부는 전근 명령으로 이 곳을 떠나야 하는게 유일한 고민이다. 결국 부부는 당분간 떨어져 살고, 다시 복귀 명령을 받으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게 뭐냐? 왜? 엇그제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기자들 불러다 김치찌게 계란말이 대접하며 파안대소 하는 사진을 보지 않았나? 그날은 가혹행위로 죽은 병사 장례식날이었고, 채해병 특검 재의결을 앞두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전 지역이 존 오브 인터레스트 일지도. 더보기
굳세어라 솔! 선재는 아버지를 닮았고, 솔은 엄마를 닮았네. 현실에서야 부모자식이니 당연한데, 이 드라마에서는 세심한 각본과 연출로 이게 복선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류근덕씨는 아들에게 매우 헌신적이다. 원초적본능 비디오나 콘돔 소동에서 과장되어 있지만 어쨌든 근덕씨는 아들을 끝까지 감싼다. 사랑하기 때문이지. 선재가 제 목숨보다 솔을 구하다 죽기를 택하는 것도 사랑이고. 솔이 엄마 복순씨는 복싱 에어로빅(?)을 즐기는 건강하고 힘쎄고 대찬 여자다. 그 힘으로 갇힌 선재 아빠를 구해준다.  지난 시간여행에서는 번번히 선재가 솔을 구한다. 세번째 시간여행에서 솔은 내 인생은 내가 바꾸겠다고 다짐하고 기차에서 내린다. 음...정말 솔의 선택으로 김영수의 위협을 스스록 극복하고, 미래의 선재를 구했으면 좋겠다. 복순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