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석이의 광고주들이 좋아하는 팬은 못된다.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만!" 이 내 현생 소비생활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돈 써가며 덕질을 하다니... 스스로 놀라고 있다. 극강의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가끔 소비가 위안이 될 때가 있기는 하다. 소비하는 대상은 문화 상품일 때도 있고, 여행을 하거나,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일 때도 있다. 이런 소비는 물욕이라고 함부러 치부할 수는 없지 않을까? 열심히 일하고, 최선을 다해 합리적 소비를 해온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것이므로. 이번에는 한 가지 의미가 더 있다. 존재 자체로 나를 기쁘게 하는 우석에 대한 작은 보답. 물론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놀라운 자제력으로 현생의 원칙을 지켜가는 중이다. 그리고 이 원칙은 지극히 이성적인 경제주체로서 수요가 있으면 우석이를 모델로 써주는 제품을 기꺼이 사겠다는 뜻을 포함한다. 나는 내 원칙과 적절히 타협(?)하면서 오래 오래 우석이를 응원하는 팬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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