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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식민주의, 친일 압잡이들을 위한 분칠

논문 <식민주의/포스트식민주의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읽었다. 생소하고 어려웠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 글에 따르면 포스트식민주의는 서양 중심 학문체계와 인식, 철학, 담론에 대한 반발이라고 한다. 이 논문은 포스트식민주의 이론을 살펴보고, 식민주의의 제도적 유산을 근대성과 연결시켜 알아본 후, 식민지 시기 일제 협력자 문제를 살핀다고 되어 있다.

 

다 읽고 나니 원래 서양 중심의 식민지 이해에 반발한 포스트식민주의가 식민지 내부의 문제, 제국의 일방적인 강압이 아니라 내부의 호응에 주목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제국의 일원이었거나 제국이었던 국가에 속한 연구자가 제국의 자료를 활용해 제국이 어떻게 식민주의를 관철했는가를 연구하고 그 결과만으로 피식민지 국가를 해석하는 것은 반쪽이라고 보았을 것이다. 아무리 객관성을 유지하려 했다하더라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제국의 관점, 오리엔탈리즘적 피식민지 이해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식민지 연구를 완전하게 하려면, 식민지배를 받은 지역의 실상을 식민지국가의 내부의 시선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 아마도 포스트식민주의 이론인 것 같다.

 

즉, 피식민지의 관점에서 식민지 내부 자료를 활용해 제국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려는지를 보려는 어떤 학문적 연구 흐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당시 모든 공식적 자료는 제국의 관료들이 제국의 법, 제도에 따라 만들었을테다. 그런 것들을 치우고 나서 포스트식민주의 이론이 발견한 것이 피식민지 국가의 "사람", 그 중에서도 제국주의가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되도록 기여한 사람에 주목하고, 이들을 협력자들이라고 칭한 모양이다.

 

줄탁동시. 병아리와 어미닭이 알의 안과 밖에서 부리를 모아 동시에 껍질을 깨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딱 들어 맞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안과 밖에서 서로 호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면, 제국주의의 식민지배가 길게는 400년 가까이 유지된 것은 침략에 내응한 자들이 400년 가까이 재생산 되었기 때문일 것이므로 전형 엉뚱한 비유는 아닐 것이다.

 

포스트식민주의 이론이 협력자들만 연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바로 이 점이다. 이 짧은 논문은 왜 하필 피식민지 국가의 협력자들을 언급하며 제국주의가 일방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일까? 제국주의가 자기 사람들만 데리고 전세계를 식민화하고 지배를 이어가지는 않았다. 당연하다. 그렇게 못한다. 현지화라는 이름으로 일부는 체제 내화 시키거나, 교육하여 제국주의 기술관료로 키우거나, 때로는 결혼까지 활용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발적 비자발적 협력자들이 제국주의 압제와 부당성을 가려주나? 아, 이 논문에서 저자도 그렇게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협력자들의 협력 방식도 다양했고, 다양한만큼 다양하게 협력 사실을 평가하고, 걸맞게 비평해줘야 한단다. 

 

포스트식민주의는 제국이 아니라 식민지 국가 자체의 역동성, 동력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제국주의의 실상을 밝히려 한 것이라면, 그건 필요한 일이다. 식미지였다가 독립한 나라의 지적 역량이 성숙했음을, 스스로 자기 역사와 정체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니까. 그럼 여기서 의문이 든다. 왜 하필 협력자에 주목해? 제국에 저항한 사람들은 왜 주목하지 않지? 그건 독립운동사의 영역인가? 그렇다면 포스트식민주의의 반서양 담론이라는것은 제국에 협조한 사람, 즉 제국을 주체로한 이론일 뿐이잖아?

 

또하나 협력의 다양한 측면, 층위가 있었다고 하는데...그게 식민지배를 당하면서도 끊임없이 저항한 것을 자기 정체성의 본류로 삼는 독립 국가와 그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협력자들이라고 고상하게 포장했지만 매국노고 압잡이다. 협력자의 협력방식을 세밀하게 구분하고 깊이 연구하고 나온 결과는 결국 제국주의가 이들 협력자들과 어떤 식으로 호응했는지일 것이다. 이게 포스트식민주의야? 결국 포스트식민주의도 서양의 담론이고 관점일 뿐이다.

 

뉴라이트라면 뭔가 있을 것 같지만, 매국친일병자 집단일 뿐이다. 포스트식민주의가 정말 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학국에서 협력자들에 대한 자칭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한 이론이라면, 그냥 매국친일병자들이 자신들의 궤변에 동원한 수단일 뿐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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