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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쿠테타 단상

태국의 미래는 태국인들이 결정하는 것이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태국에서 군사쿠테타가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은, 그 뒤에 국왕이 있기 때문이다. 


겉은 입헌군주제지만, 태국에서는 군부나 민간이나 모두 국왕의 인정을 받는 것으로 권력의 정통성을 추구한다. 


오래전이지만 태국에 갔다가, 이름하여 시민단체 사람들도 국왕을 매우 존경하고 있는 것에 놀랐다. 그냥 상징 국왕에 대한 애정에 그치지 않고, 과장을 좀 하면 조선시대 백성들처럼 국왕을 생각하더라. 입헌군주제가 아니라 군주국, 봉건왕조국가같다는 느낌...


뭐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최근 태국에서 군사쿠테타가 일어난 것을 보고 있자니 태국도 우리만큼 답답하구나 싶다.


국왕이 제 말 안듣는다 싶으면 쿠테타에 또 다른 쿠테타를 묵인 방조하면서 군부 쿠테타가 이어지는데, 겨우 민간인 출신으로 정권교체를 하고 보니 그게 부패한 자본가 탁신이고, 반군부로 그나마 영향력있는 집단은 친탁신이라는 이 역설..


태국의 군부가 저지른 민간인 학살은 5.18 저리가라할만큼 잔인했다. 80년대에 일어난 태국 군부의 학살 사진을 보고, 세상에 자기 나라 군인이 자국민을 헤치는 것이 5.18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배웠다. 5.18을 특수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렸다고 마치 나만 그런 것처럼 자랑할게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어쨌거나...태국...국민들이 국왕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입헌군주제에 대한 환상을 버러지 않는 한, 다시말해 지금 국왕이 그져 입헌군주제 국가의 왕 노릇만 하고 있다거나 반대로 국왕이 국민을 위해 살고 있고, 아버지처럼 국민을 자애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권력자로서 국왕을 바로 보지 않으면,  이런 비극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나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