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패권주의. 한때 호남 일부에서는 유신민을 영남패권주의자라고 공격하기도 하였다. 또 극히 일부에서는 노무현조차도 영남패권주의자라며 선동을 일삼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영남패권주의는 공론장에서는 더이상 채택되지 않았다. 여론을 쥐고 있는 기득권과 조중동 종편은 결코 채택할 수 없는, 입에 올릴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박정희에서 시작한 한국 수구권력의 실체가 바로 영남패권주의이기때문이다. 대신에 그들은 친노패권주의란 말을 찾아내 프레임을 짜고 노무현을 필두로한 진보진영을 이 틀에 가두고자 했고, 이 전략은 의외로 호남에서 크게 효과를 발휘한다. 전라도는 지역주의 피해를 가장 많이 봤지만, 안타깝게도 그들 역시 지역주의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지역차별과 소외에 대한 불만은 종종 엉뚱하게 표출되는데, 영남 출신 진보인사나 민주당(더민주) 내 영남 출신 인사에 대한 반감도 그 중 하나다. 종편이 이걸 놓칠리 없다. 문재인이 호남을 차별한다는 식의 마타도어를 끊임없이 퍼뜨렸고, 전라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더민주에서 영남 출신들이 계속 리더로 부상하는 것에 대한 심정적인 반감을 친노패권주의에 대한 반발로 치환하고 확대하여 재생산했다. 호남에서 친노패권주의는 실은 영남패권주의이고, 자신들의 출생의 비밀때문에 영남패권주의라는 말을 피하고자 했던 진짜 영남패권주의자들은 친노패권주의를 영남패권주의와 같은 것으로 인식하는 전라도에서 문재인을 비롯한 더민주 내 진보 진영을 아주 쉽게 혐오집단으로 낙인 찍는데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서 전라도에서 더민주가 궤멸한 것은 영남패권주의자들이 전라도와 진보세력을 이간하는데 성공했다는 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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