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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철수 리, 철수씨의 얼굴

구명 운동이 성공할 때까지는 평범했다. 하품도 몇 번 했다. 보면서 그러니까 이 사람 지금 어떻게 사냐고...속으로 물었다. 풀려난 뒤가 진짜 이야기다. 인생이란 참...전반기는 분명히 불운했으나... 후반부는 오롯이 본인 선택이고 책임이지. 씁쓸하고 가슴 아팠다. 다시 한 개인으로 돌아간 철수씨에 관한 기록은 별로 없나보다. 당연하지. 한때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이민사회 시민운동의 성공사례이고 상징이었다가 후원자들조차 등돌리게 만들만큼 나락으로 떨어졌다. 영상으로 옮길 만한 것은 없고 좋지 않은 기억들만 파편적으로 남아 있을 수 밖에. 변한 그를 보는 후원자들의 마음은 불편했을 것이다. 내가 저런 사람을...이었을테고, 자랑이었던 시간을 모욕하는 행동이었을테니. 게다가 이미 고인이 되었다. 본인 스스로 남긴 것도, 남길 것도 없다. 그래서 뒷부분이 전체 구성에서 다소 약소하고 허약하다. 가장 큰 반전이고, 이 다큐의 깊이를, 인간의 복잡성이 드러나는 부분인데도 말이다. 어쩌면 그 부분은 다큐가 아니라 문학의 몫일지도 모르겠다. 철수씨는잘생겼다. 서늘하면서 고운, 남자다우면서 예쁜 한국 남자 얼굴이다. 출옥 후 스스로 지옥으로 기어들어갔을 때 얼굴은 어땠을까? 영화 맨 뒤에 운전대를 잡은 손에서 서서히 얼굴로 카메라가 옮겨지고 그 때 나타난 철수씨의 얼굴.... 본인의 선택을 그렇게 책임졌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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