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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빨갱이들이 설쳐서 청와대 처들어가자고 했다

아침 동네 앞산으로 산책을 다닌다. 운동삼아. 

매일 같은 시간에 동네 노인들이 모여 구호에 맞춰 맨손 체조를 한다. 거기까지는 좋다. 그런데 이 노인네들이 동쪽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통해 인근 주민들이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나이가 깡패라고 말을 전혀 듣지 않는다. 반대쪽 등성이에서는 요상한 뽕짝 음악을 스피커 장치까지 달아 틀어놓고 운동을 한다. 

아마도 이들은 그 시간이면 일어나야지 잠 처 잘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사람은 밤새 일하고 그 시간에 막 잠이 들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주말이고 주중이고 어김없이 아침 6시 30분이면 야호~ 소리를 냅다 지르고 6시면 산이 울리도록 음악을 틀어놓고 시원하다고 좋아하는 것이다. 

봄, 가을, 겨울은 문 닫고 사니까 괜찮다. 하지만 여름에는? 후배녀석은 여름이면 저사람들 때문에 아침마다 잠을 설친다고 하소연이다. 언제가는 그들이 모여 운동하는 곳에 현수막이 나붙었다. 구청에서 매단것이다. 민원이 있으니 조용히 운동하고 돌아가시라고, 주의해달라고 써 붙여 놓았다. 다음날 그 현수막 글귀를 보이지 않게 가려 놓았더라. 


그런 사람들이, 오늘 운동 마치고 돌아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확신에 차서 하는 소리가 이랬다.


가족도 아닌 것들이 설치고 다녀! 빨갱이들이 선동하고 다닌다는 거야. 청와대가 어디라고 지들이 쳐들어가? 이제 울고 불고 하는 꼴도 보기싫더라니까~~! 


으아~~!! 


똥냄새가 진동한다.  


어제밤 채널A에 실종자 가족이라는 남자가 방송 스튜디오에 와서 청와대 가자고 한 것은 가족이 아니라 누군가 선동으로 한 일이라고 사회자와 대담하는 영상이 트윗에 퍼날라지는 것을 봤다.


오늘 아침 권은희라는 대구 국회의원도 비슷한 취지로 페이스북인지 트윗에 글 올렸다가 지목한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지우는 소동을 빚었다고 하고, 그 전에 같은 당 한기호는 종북 좌파를 색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 똥냄새라고 한 말 취소다.


똥은 귀한 거름으로도 씌인다.


하지만 저들은 똥도 못되는 것들이다. 흉기다. 사이코패스다. 좀비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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