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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은밀하게 위대하게

불편한 북한에 대한 묘사에서 읽히는 징후. 우리 세대에게 북은 완전히 미워할 수 없는 짠한..애증인데, 이 만화에 열광하는 이들에게 북은 사람을 도구로 쓰는 광기어린 국가권력을 그리고 싶을때 딱 떠오르는 그런 것인가 보다.영화 속 북한 권력집단의 냉기는 그들이 북을 보는 온기없는 시선 딱 그대로일 것이며, 그걸 지켜보며 마음이 아팠다.


어쨌거나 괴물, 인간병기로 길러진 원류환이 스스로 변할까봐 두렵게 만든 건..서울 어디 달동네에 깃들어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온기다. 그가 돌아가고 싶은 곳도 그곳이었다.


그렇다.북을, 북의 사람들을 변하게 하고 싶은가? 그러면 따뜻함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디, 그 영화를 보는 젊은이들이 북의 잔인함이 아니라 원류환이 그리워한 것이 온기임을 잊지 말기를.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위대한 것은 김수현이더라. 영화는 썩 내 맘을 흔들지 못했지만, 김수현은 나를 흔들더구만. 절대로 은밀하지 않은 이 젊은 배우의 매력이야말로 위대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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