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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학살을 멈추라! 팔레스타인인을 지지한다 "팔레스타인 전쟁의 두 번째 세기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한 새롭고 한층 더 파괴적인 접근법으로 특징지어질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 그리고 페르시아만의 절대 왕정에서 새롭게 발견할 우방들과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기 때문이다." 2024년 현재, 라시드 할리디의 이 예언은 적중했다.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드론으로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정말 "새롭고" "파괴적"인 양상을 띄고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들에게 벌이는 보복은 인간이 얼마나 야만적일 수 있는지 시전 중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슬프고 가슴 아팠다.  로스트 메모리즈. 장동건이 주연한 영화다. 한국이 아직도 일제 식민 지배를 당하고 있는 가상의 어느  시대가 배경이다. 영화와 같이 일제가 패망.. 더보기
그리스 신화와 한국 신화 남편 서가에 있던 한국 신화 이야기를 꺼내 읽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달리 읽을 마땅한 책이 없어서다. 책이야 많지만, 출퇴근 지하철에서 오늘 당장 읽기 시작할 마땅한 책이 없어서 쉽게 시간 떼우기로 읽을 요량으로 골랐다. 신화에 별로 관심없다. 환단고기, 단군, 환웅... 이런 건 역사가 아니라 그냥 신화라고 단언한다. 이 책은 한국 신화를 다 글어 모은 책이다. 단군 시화부터, 고주몽, 박혁거세... 어릴 적 동화나 만화로 읽었던 건국 신화부터 무당과 농촌 마을(특히 제주도) 지역에 전하는 신화들을 모았다. 솔직히 건국 신화랑 무당들이 전하는 본풀이가 같은 급의 신화인지 잘 모르겠다. 제석신, 삼신, 측신, 조앙신, 문전신 등등... 이거 다 그냥 할머니들이 해주던 옛날 이야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읽.. 더보기
기생수: 더 그레이, 생명 진화에 관한 은유 지상의 모든 생명체는 세포들의 연합 혹은 융합체라던가? 따로따로 살던 세포들이 결합해서 각자의 특장점을 살려 생명현상에 기여 한다는 것이다. 생명체는 어쩌면 서로 기생하고 있는 것인지도. 인간도 원천적으로 기생생물들의 연합체일지도 모르겠다. 기생수: 더 그레이의 설정은 생명체의 운영 원리에 관한 은유에 가깝다. 작가와 감독이 의도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참 기묘한 동거다. 애초에 인간의 뇌를 먹도록 설계되어 있던 기생수 한마리가 실수로 살해 당해 죽기 직전의 수인의 뇌를 먹으려다 숙주를 살리는데 기운을 다 쓰는 바람에 수인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서로 의지하는 상태가 된다. 후반부에 가면 이 기생수는 일단 인간의 뇌를 차지하고 나서 살다가 숙주가 죽음에 임박하면 숙주를 빠져나와 다른 인간 뇌로 들어.. 더보기
정돌이 열 네살 소년이 가정폭력을 피해 가출을 한다. 흘러흘러 서울 경동시장까지 온 소년은 상인들도 장사를 파한 시간 자신처럼 오갈 곳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건넨다. 멀지 않은 대학(고려대)의 학생이지만, 수배자 신세였던 그 사람은 다른 이유지만 똑같이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아이를 학교로 데려온다. 다음날 지갑을 털어 차비하라고 건네주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소년은 말을 듣지 않고 그 돈으로 껌을 사서 되팔기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이 소년은 고려대 정경대에 기숙(?)하며 형, 누나들 보살핌을 받으며 고려대 캠페스에서 자란다. 예기치 않게 1987년 이후 고려대 학생운동의 목격자이자 참여자(?)이자 증언자가 된다. 당시 고대 학생들은 그를 정돌이라 불렀다. 정경대 친구들이 데리고 다니는 아이라는 .. 더보기
호치민 평전 사회주의 국가의 영웅적 인물에 관해 평전을 쓰는 건 쉽지 않다. 자료가 풍부하지 않아서다.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우상화하는 자료는 넘치지만, 쓸만한 것은 없다.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은 제국주의 식민지배자를 상대로 민족해방 투쟁을 하면서 계급투쟁을 병행했다. 둘 다 제국주의자들에게 철저히 감춰야 하는 것이다. 심지어 이름조차. 그러니 자료가 제대로 남아 있을리 없다. 유력한 자료는 역설적으로 식민지 제국이 체포와 감시를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자료뿐이다. 독립과 해방 후에는 찬양 일색, 읽으면 닭살돋게 하는 교언영색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많지도 않은 당의 기록물도 내놓지 않는다. 폐쇄국가의 특징이다. 호치민 평전은 이런 쉽지 않은 한계에 도전한 최선의 결과다. 한때 적국이었던 미국 외교관 출신 윌리엄 .. 더보기
조개줍는 아이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소설이 있다. 메릴 스트립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물론 영화는 보지 않았다. 내게 소설이 재미가 없어서다. 당연하다. 20대였으니까. 이해가 안되었다. 뭐 이래? 가족들이 집을 비운 사이 마을에 온 낯선 이방인이랑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을? 미쳤네. 불륜이잖아! 단 한번의 영원한 사랑을 꿈꿀 만큼 어리석고 어렸다는 것 말고 다른 이유도 있다. 90년대 한국 사회는 남녀관계에 관한한 매우 보수적이었다. 민주, 자유, 평화, 여성주의를 추구했지만, 그 보수적 인간관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 사회가 남녀가 아닌 인간의 다양성, 포용성을 내면화하기에 폐쇄되어 있었다. 그런 수준이었던 영향도 있었을터. 여동생 집에서 소설 몇권을 빌려왔다. "조개줍는 .. 더보기
스스로 구하라 https://www.hani.co.kr/arti/culture/movie/1070067.html 어둠 속에서 진실을 읽는 자는 누구인가 [한겨레S] 손희정의 영화담(談)올빼미 www.hani.co.kr 관상이라는 영화가 있다. 2013년 개봉작이다. 그네가 대통령 된 직후였다. 영화를 보고 몹시 답답했다. 역사가 스포일러다. 수양이 왕이되는 건 정해져 있다. 그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안다. 영화는 미천한 관상쟁이가 어쩌다가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린다. 은연중에 그는 반수양파와 가까워지고 정서적으로도 그러하다. 한명회 패거리가 무도한 쿠테타 세력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영화는 관상쟁이가 관상은 잘보지만, 수양의 얼굴을 모르는 바람에 스포일러대로 가게 되었다는 식으로 얘기를 풀었다. 관상쟁이는 남의 얼굴을 .. 더보기
안중근 의사가 있어서 다행이다.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것. 1. 일본이라는 나라는 역사 이래 수시로 자기내 국내 정치의 해결책으로 한반도를 이용해 왔다는 것 - 임진왜란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시대를 마감하고 막부를 연 후에 다이묘의 관심을 나라밖으로 향하게 해서 남아도는 무력이 자신을 향하지 않게 하고 그들의 힘을 빼려는 개수작이었지. 정명가도는 정한론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지. - 운요호가 두 차례 강화도 인근에서 무력 시위를 하고 강화도 조약 체결을 한 것도 이토히로부미를 중심으로한 당시 집권 세력(관료 중심 개혁파)이 사족과 힘이 여전하던 죠슈번의 등 보수 세력과 자유민권파를 억제하기 위해 한반도를 끌어들인 것 - 1차 운요호 사건을 조선의 도발로 자신들에게 모욕을 준 것이라고 조작해 여론이 정한론으로 몰아가고, 이 정한론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