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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로 도망갔다가 이스라엘 모사드한테 납치당해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았다. 한나 아렌트가 재판 과정을 취재하고 쓴 에서 언급해서 유명해진 말. 오해했다. 이 말에 담긴 진짜 뜻을.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은 악마는 평범하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당신도 생각없이 권력에 복종하면 악마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한나 아렌트는 재판에서 아이히만이 나치 선전문구에서나 나올법한 표현을 무한 반복하고, 입력 받은 몇 가지 용어들을 맥락없이 불쑥 사용한다는 걸 알았다. 이런 아이히만의 말하기의 무능력함은 바로 사유의 무능 사유의 부재, 무엇보다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모자란데 원인이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섬뜩하다.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에도 아주 많다. 진실은 복잡하거든... 더보기
안희정의 민주주의론 비판 사람들이 경제민주화에 시쿤둥 한 것은, 이 말이, 비록 허위의식으로 가득찬 생각일지언정, 우리 나라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마치 민주주의가 없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안희정은 문재인에겐 자기 대안과 비전 없다고 했는데, 짐작컨데 안희정은 문재인이 민주주의를 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자신은 민주주의자라고 강조한다. 안희정의 지지율이 빠진 것이 "선의" 설화때문이라고 보이지만 꺽이게 된 계기점이 된 것일뿐 그의 민주주의가 공허해서 호소력이 없기때문에 지지율 하락은 예정된 것이었다. 경제민주주의라는 말에서 지금 자기가 사는 세상이 부정당하거나 폄하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은 것처럼 안희정의 민주주의론도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다시한번, 한국유권자들의 생각이 일정한 허세를 반영.. 더보기
사이비에 속지 않는 법, 생각하는 근육 한국고대사와 사이비 역사학. 오랫만에 재미있게 집중해서 읽었다. 이덕일과 환단고기파들이 하는 말도 안되는 주장이 왜 말도 안되는지를 조목조목 집어주고 있다는 점, 이런 주장과 집단이 어디서 기원했고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는데 그 점도 좋았다. 더불어, 이 책을 쓰기 전에, 쓰면서 다 쓰고 모여서 토론하는 과정에서 이 젊은 역사학자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도 알겠더라. 상대를 사이비라고 지칭한 것이 대중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보다 상대를 사이비라고 부르는 것이 오히려 비학문적인 것은 아닌지, 그 안에 오만함이나 지적 허영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이덕일류의 엉터리 주장이 그토록 오래 대중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일정한 세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역사학자가 제 소.. 더보기
박용진 생각 박용진 의원은 성균관대학생회장 출신. 민노당 창당에 참여하는등 구좌파 진영에서 활동하다가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합치자 민주당 당직자로 변신. 한때 문재인 후보 대변인까지 지냈다. 혁신과통합과 민주당이 합친 직후 박용진의 전력을 보고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구좌파가 기성 보수정당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데 사고가 유연하구나 하고. 그런데 그가 의원이 되고 나서 보이는 언행은, 실망스럽다. 마지막 엘리트주의 운동권 정치인이라고 할까? 어릴적에 어른들이 말대꾸 한다고 나무랄때 못견디게 기분이 나빴다. 의견을 말할 자유를 어른의 권위로 찍어 누른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보니 국회의원이 뺏지 차고 시민의 의견에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정치인을 보는 일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 주권자의 의견에 무조건 .. 더보기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를 생각함. 10대에 읽는 세계 명작 소설을 마흔줄에 읽었다. 헐리우드 영화로, 최근에는 영국 BBC가 만든 드라마로 이 명작을 접했다. 이 영상물들이 소설보다 가치가 떨어진다는 말은 쓸데 없다. 영국 BBC 드라마를 보면서 비로소 이 소설을 직접 읽어보고 싶어졌으니까. 영화, 드라마와 원작은 물론 다르다. 길어야 3시간 안쪽인 영화는 특히 안드레이-나타샤-피에르 이 세 청춘의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럴 수 밖에 없겠지. BBC 드라마는 이 정도는 아니고 좀 더 다양한 군상들의 생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로맨스가 극을 이끌어 간다. 물론 톨스토이도 이 세사람의 성장통을 중요한 씨줄로 삼아 당대 왕족과 귀족, 군인과 병사, 농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날줄로 엮어 대서사시를 완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을 세.. 더보기
여섯번째 왕좌게임, 존 스노우를 좋아하는 이유 여섯번째 이야기까지 마치고 두 번밖에 남지 않은 왕좌게임 연작. 밤새 몰아보고 나서 드는 생각. 라니스타 가문은 이제 더 가계도를 이어그리지 못하게 되었다. 어디에 숨어 있는 타이윈의 자식이 짠~ 하고 나타나지 않은 이상 서세이의 자식들이 모조리 죽어 버렸으니 말이다. 물론 이들은 법(?)적으로는 바라테온이지만. 스스로 왕좌에 오른 서세이가 제이미와 다시 합방으로 아이 낳기를 시도할 수도 있겠고, 티리온도 뭐 맘만 먹으면 라니스터 족보를 이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어쨌거나 드라마가 시작하면서 깔아놓은 밉밥 중에 라니스터 가계를 이을 후속 세대는 더 없다. 바라테온도 마찬가지. 스타니스가 죽으면서 공식 바라테온가도 씨가 말랐다. 혹시 로버트의 서자인 겐드리가 다시 나타날까? 자신이 바라테온인지도 모르고 있.. 더보기
워따메, 그 놈의 반문정서 지방단위 선거는 조직으로 하는 것이다. 조직을 밑밥으로 깔아 놓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지방단위 정당 선거조직이 해당 지역 밑바닥 여론의 향배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경상도도 같다. 전라도에서 더민주 조직은 일찌감치 와해됐다. 국민의 당으로 탈당한 전직 더민주 현역의원들이 모두 끌고 가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들의 뿌리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들은- 안된 얘기지만- 이미경 의원 머리채를 잡고 흔들던 사람들, 더 올라가면 노무현 후보사퇴를 요구하던 후단협 일파에 닿아 있다. 파파이스에서 전남대 박구용 교수가 말한 그 '정서'라는 것의 시작은 이렇게 '반노 정서' '반열린우리당 정서'에서 비롯한 것이다. 당시 국민이 뽑은 후보를 흔들고, 노무현 .. 더보기
장동민 생각 장동민이 이혼가정 아이를 놀리는 설정의 콩트를 했다가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지난번에 유세윤 등 친구들과 팟케스트에서 여성비하 게그를 한 것이 논란이 된지 1년 만에 다시 시끄럽다. 나는 그가 한 콩트를 직접 보지 못하고 보도를 통해 접했다. 보았다면 다른 느낌이 들었을지는 모르겠으나 보도된 내용을 보면서 이 친구들이 코미디를 잘못 이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1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장동민은 억울할 것이다. 현실에서 요즘 아이들은 전세나 월세 사는 아이들을 놀리고 평수 같은 아이들끼리만 어울리며, 그 엄마들은 직장다니는 엄마를 둔 아이와 자기 아이가 섞여 놀지 못하게 단속하기도 한다. 이건 실재다. 이런 현실에서 장동민은 그걸 그대로 소재로 가져다 썼을 뿐이라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