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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의 민주주의론 비판

사람들이 경제민주화에 시쿤둥 한 것은,  이 말이, 비록 허위의식으로 가득찬 생각일지언정, 우리 나라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마치 민주주의가 없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안희정은  문재인에겐 자기 대안과 비전 없다고 했는데, 짐작컨데 안희정은 문재인이 민주주의를 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자신은 민주주의자라고 강조한다.


안희정의 지지율이 빠진 것이 "선의" 설화때문이라고 보이지만 꺽이게 된 계기점이 된 것일뿐 그의 민주주의가 공허해서 호소력이 없기때문에 지지율 하락은 예정된 것이었다. 경제민주주의라는 말에서 지금 자기가 사는 세상이 부정당하거나 폄하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은 것처럼 안희정의 민주주의론도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다시한번, 한국유권자들의 생각이 일정한 허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는 그냥 공기같은 것이고, 한국이 민주사회가 아니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게 되었다. 하물며 촛불이야말로 정치와 국가 제도의 많은 맹점에도 시민들의 민주주의 의식은 어느 수준 이상에 와 있음을 방증하고 있지 않은가? 안희정은 그러니까 말 안해도 될 것을 말하고 있고, 자꾸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으로 유권자들의 심기를 부지불식간에 불쾌한 방향으로 건드리고 있다. 


명분과 개념으로서 민주주의는 말하지 않아도 된다. 민주주의 자체가 대안이고 비전인 시절은 갔다. 민주정부 10년을 거치면서 민주주의 형식은 완성되었다. 


이명박그네 9년 간 민주주의가 흔들린 것은 민주주의를 돌리는 부품이 부실해서였다. 따라서 2017년 조기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가 현실에서 더욱 깊고 넓게 뿌리내리도록 제도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 부족한 제도를 보완해서 민주주의가 더 완벽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문재인은 실질적인 정책으로 우리 민주주의를 손질 중이다. 따라서 굳이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안희정은 민주주의를 성숙시킬 정책은 말하지 않고 '민주주의'만 말한다. 안희정이 문재인에게서 비전과 대안을 못보았다는 것은 웃기게도 그가 한국 사회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고, 자신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나가야할 방향 즉 비전과 대안이 없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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