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은 성균관대학생회장 출신. 민노당 창당에 참여하는등 구좌파 진영에서 활동하다가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합치자 민주당 당직자로 변신. 한때 문재인 후보 대변인까지 지냈다. 혁신과통합과 민주당이 합친 직후 박용진의 전력을 보고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구좌파가 기성 보수정당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데 사고가 유연하구나 하고. 그런데 그가 의원이 되고 나서 보이는 언행은, 실망스럽다. 마지막 엘리트주의 운동권 정치인이라고 할까?
어릴적에 어른들이 말대꾸 한다고 나무랄때 못견디게 기분이 나빴다. 의견을 말할 자유를 어른의 권위로 찍어 누른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보니 국회의원이 뺏지 차고 시민의 의견에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정치인을 보는 일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
주권자의 의견에 무조건 복종하라는 말이 아니다. 시민이 잘못 알고 있으면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다. 정치인의 설명과 설득이 시민인 나에게 말대꾸로 느껴지는 것은 내 잘못인가, 정치인의 실패인가?
박용진 의원 말처럼 부지런한 출근길에 기사 보고 링크한 것일 뿐이라는 상황 설명은 충분히 납득한다. 그러나 부지런하다고 다 이해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장삼이사가 아침 일찍 회사 출근하다가 그런 기사 보고 열 받아서 링크 거는 것은 탓할 수 없지만, 국회의원이 자기가 속한 당에 관한 부정적인 기사를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재빨리 링크해서 기사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보이게 한것은 경솔했고, 그래서 그 저의를 의심 받는 것은 의심하는 내 잘못인가, 정치인의 실패인가?
국회의원의 언행이 일개 시민의 행동과 등가일 수 없다. 박용진 의원이 성실하다는 것은 인정. 그러나 아직도 일개 시민, 운동권 출신 혁신과 통합의 시민회원의 정체성을 탈각하지 못해놓고 시민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도 아니고 시민에게 뭘 잘못했냐고 달라들어 댓거리를 하는 것은 참으로 용렬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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