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미정이 어렸을 때 혼자 앉아 사진 찍은 절집 대웅전 계단에서 소나기 지나고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바라보며 둘이 나누는 대화. 3살때, 7살때, 19살때 어린 시절 당신 곁에 가 앉아서 가만히 옆에 있어주고 싶다. 지금 있어주네. 내 나이 아흔이면 지금이 어린시절이야. 지금 미정의 어린시절 추억의 장소에 가서 옆에 있어주는 구씨, 어린 시절 구씨 곁에 있어주고 싶다는 미정이.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엇갈리게 이어붙이고 그럴때 생기는 틈을 대사로 암시하고 보는이들이 상상하게 하는 장면이 여럿 있다. 왜 하필 3살, 7살, 19살을 꼭 집어 말했을까? 절에 가는 동안, 절집 계단에서 둘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을 것이다. 미정은 사진에 찍힌 날의 기억을 말했을 것이고, 구씨도 어린 시절 제 얘기를 좀 하지 않았을까? 3살, 7살, 19살에 구씨에게 힘든 일이 있었고, 미정은 그때의 구씨를 위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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