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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두렵지 않다. 그러나 시장권력은 무섭다.

아직 또하나의 약속을 보지 못했다. 내일 저녁 퇴근하고 사무실에서 가까운 인디스페이스에서 보려고 한다.


영화 다 만들고, 극장주들이 상영관을 내주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일찌기 노무현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또 하나의 약속 감독은 인터뷰에서 변호인은 빼고라도,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같은 사회성 짙은 영화가

300개 이상 개봉관을 잡는 것을 보고, 그 정도를 목표로 했다고. 


그런데 고작 100여개라....


그리고 멀티 상영관을 운영하는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는 이구동성처럼 말한다.


외압은 없었고, 자체 판단이라고. 


인정한다. 동의한다.


자체 판단이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은 이미 시장 권력에 대한 공포를 내면화 해서 더이상 공포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본능으로 반응하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기까지 하다.


변호인 처럼 1천만 관객이 들 것 같지는 않은데


괜히 삼성 건드려서 당장 100만 든 것으로는 그 뒤 불이익을 감당할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이들 멀티미어 상영관을 운영하는 자들도 대기업 재벌가의 일원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영화? 두레를 하든, 사채빚을 얻든, 만들어라.


그런데...내 극장에서 안틀면 그만이다.


그럼 1천만 관객이 들만한 영화를 만들어 가져오든가...


시장권력은 유통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옛날 못살았을 때는 제작두레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시민들이 주머니를 털레야 먼지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뭐 돈 10만원쯤은 내놓을 수 있는 지금...


지들이 투자 않해도 제작은 막지 못한다. 


그러나...유통은...안되!


오늘날 자본주의는 산업자본주의시대가 아니다. 


시장이라 함은, 그 말 자체가 유통을 말한다. 


유통을 안시켜면...투자한 것을 돌려받을 수 없다.


시장은 자유롭지 않다. 소비자는 시장에 나온 상품만 구매한다.


시장 진열대에 올려져 있지 않은 상품은 없는 것이다. 


시장권력은...영리하다.


진보가 시장을 열지 못하면, 유통을 알지 못하면...


시장권력은, 한국사회에서 절대 갑으로 군림할 것이다.


또 하나의 약속이 실패하면 이제 더 또 다른 약속은 할 수 없다.


이런 영화는 다시 만들어지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하여 제작단계까지 시장이 조정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