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프랑스혁명 26년 후, 왕이 다시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사람들은 1789년만 기억하고, 그날부로 혁명은 성공한줄 안다.그렇지 않았다. 그 사실이이토록 위안이 될줄이야. 지금은 실패했어도 다시시작해야한다고 말해주는 영화.
혁명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프랑스 시민은 1789년 이후 항상 이기지 않았다. 잠시이기고 오랫동안 졌다. 그럼에도 역사는 프랑스 혁명을 혁명으로, 승리로 기억한다. 우리싸움도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러므로 지지않았다.
드디어, 이제야! 한국 사회가 진짜 레미제라블을 만나나 보다. 빵훔치고 19년 옥살이한 뒤 신부의 관용으로 시장이된 장발장의 동화 혹은 미담이 아니라 19세기 초 혁명기운 가득한 파리를 배경으로 휴머니즘과 혁명 사랑의 서사인 진짜 레미제라블 말이다.
레미제라블... 일부러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개봉시기가 절묘하다. 혁명을 멈추지 말라는 마지막 합창이 우리더러 하는 말같다. 엔딩크레딧이 다 끝나가도록 펑펑 울었다. 꼭 보시라...선거결과 때문에 마음에 구멍난 트친여러분들에게 강추합니다.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자베르는 징글징글하게 장발장을 쫓는 악인으로나오지만 스스로 말했듯이 그는 감옥서 태어난 비천한 신분인데도, 경감에 오른 것은 프랑스혁명으로 신분질서가 파괴되었기때문이다. 그도 혁명의 수혜자인 셈이다. 그는 철저한 법치주의자인데 당시 자베르가특별한 것은 아니었나보다. 프랑스혁명기를 다룬 아나톨 프랑스의 소설 신들은 목마르다를 보면 공화주의자로서 로베스피에를 신봉하는 에바리스트 가물랭도 배심원이 되어 한치의 관용없이 수많은 사람들을 단두대로 보내는데 그는 이 일이 혁명의 대의를 그는 이 일이 혁명의 대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믿는다. 원작이 가물가물하지만 자베르도 그런 유형의 인물이었을 것이다. 장발장의 선의와 제 신념이 충돌하자 자살을 택한 것을 보면. 그래서 빅토리아 위고는 위대한 작가다.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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