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에, 어버이날을 앞두고 가족들이 야구장을 갔다. 아버지가 야구를 매우 좋아하시는데, 광주구장 새로 문열고 시설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한번 가보고 싶어 하시기에 한 달도 더 전에 예약을 해 놓은 것이다.
잠실구장은 두 번쯤 갔는데, 광주에서 야구장은 무등경기장 시절에도 가 보지 않았었다.
광주-기아 챔피어스 필드. 무슨 야구장 이름을 이렇게 어렵게 지었는지 원...이것도 미국물 먹은 사람들이 유식한체 하는 고질병 때문일 것이다.
어쨌거나, 미국 야구장을 흉내내서 최첨단으로 지었다는데, 한마디로 야구장으로서는 아주 좋았다. 잠실은 크기만 크고
선수와 관객 사이 거리가 꽤 멀어서 게임하는게 잘 보이지 않는다. 그에 비해 광주구장은 전체적인 인상이 아늑했다.
무엇보다 내야쪽에서는 운동장이 아주 가깝게 보이고, 선수들 움직임이 생생하게 보이는데다 운동장 전체가 한눈에 쏙 들어오더라.
외야는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 적합하게 아예 의자를 없애고 우익수쪽은 잔디를 좌익수쪽은 탁자와 의자를 놓고, 앞에는 아이들을 위한 모래밭을 만들어서 어른들은 야구를, 아이들은 지 맘대로 놀 수 있게 해 놓았다. 대체로 가족단위로 야구장에 오는 사람을 위한 편의시절이 잘 꾸며져 있는데, 실외 놀이장 외에 실내에도 영유아를 위한 놀이방이 따로 만들어져 있었고, 무엇보다 화장실이, 그것도 여성용 화장실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남자들이 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해서 역차별(?)이라고 볼멘소리를 한단다. 이날은 아이들 데리고 온 사람들이 많아서 여자 화장실도 줄서기는 마찬가지였다.
경기는 기아가 1회에 7점을 주고 두드려 맞은 끝에 큰 점수로 졌다. 야구가 무슨 핸드볼 경기도 아니고...경기로서 재미는...역시 해태 야구가 최고!다.
하지만, 난 재밌었다. 좀 늦게 도착해서 이미 7점을 주고 난 후라 큰 기대 하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이게 야구장에서 야구보는 재미가 아닐까 싶은데, 기아가 져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야구장에 와서 직접 야구를 보니 사람들은 지고 있어도, 안타가 나고 좋은 수비가 나오면 박수치고 환호하고 투수의 공 하나하나에 환호하고 좋아들 하더라. 집에서 야구보면 점수, 승부에 집중하는데, 야구장에서는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의미있다.
혹시 이런 차이 아닐까? 텔레비젼에서는 안타나오고 홈런치고 점수나고, 더블플레이로 주자 잡고, 스트라이크 던지면 그걸 다시 보여주지만, 경기장에서 보면 그냥 그 순간 헤찰하다 놓치면 다시 보지 못한다. 그러니 바로 그 순간, 탁~! 안타치고 홈런치고 달리고 구르고 스트라이크에..바로 그 순간은 단 한번뿐이니, 그것에 집중할 수 밖에. 점수는 바로 그 순간이 쌓여 나오는 결과일 뿐이고. 다시 보여주지 않으니 순간이 중요한 것! 해설자와 사회자가 점수를 반복해서 확인해주지도 않고 말야.
남편이 옆에서 그러더라. 인생은 다시보기가 없는 거야....맞아 맞아...!
모든 스포츠는 인생과 같다고 할때, 그것은 다시보기 할 수 있는 TV화면 속 경기가 아니라 운동장에서 선수들이 뛰는 걸 직접 볼 때 제대로 느낄수 있는것 아닐까? 다시 가보고 싶구만...야구장에. 다음에는 기아가 이겼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선동렬은...뛰어난 선수가 뛰어난 감독이 되는 것은 어려운 모양이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한 거고. 선동렬 오래 못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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