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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책, 김산의 아리랑 역자 이름이 조우화. 검색해 봤다. 조우화 이름으로 편찬한 책이 한 권(인간의 역사)이 더 있기는 하지만, 저자의 이력은 더이상 알 길이 없다. 동녁문예에서 서 이 책을 초판 발행한 것은 1984년. 이 시기 많은 책들의 저자와 역자는 가명을 썼다. 심지어 그냥 해당 출판사를 역사 혹은 편찬자로 올려놓기까지 했다. 조우화라는 이름도 가명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책 뒤에 남긴 내 서명에 따르면 1988년 6월 27일이다. 같은 해 6월에 찍은 3판 중 한 권이다. 그리고 1989년 8월 14일에 다시 한번 새로운 감동으로 읽었다는 글과 함께 서명을 남겼다. 무슨 생각에서인지 1924년8월 12일에 세번째 읽었고, 오늘자로 필사를 마쳤다. 책 전부를 필사한 것은 아니고 읽은 책에서 부분.. 더보기
봉준호, 하고 싶은대로 다 해도 되는 영화 미키17. 봉준호가 만든 최신작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아, 배우가 로버트 패틴슨이라는 것은 알았구나. 하여간,  미키가 사람이름인줄도 모르고 그냥 봉준호 영화라니까 믿고 봤다. 한줄 평. 봉준호는 이제 하고 싶은대로 다 해도, 세계 시장에 다른 설명없이 먹히는 거장이 되었구나! 2058년, 인간 복제 기술도 이미 실용화 단계고, 우주 식민지 개척도 시작된 그리 멀지 않는 미래. 기술은 엄청 발전했을지 몰라도 사람 사는 꼬라지로 보자면 지금보다 세상이 좋아졌다고는 할 수 없는 그런 미래라는 걸, 주인공 미키 반스의 처지가 그 방증한다. 사업을 하다 사채를 쓰고 갚지 못해, 지구 끝까지 찾아내서 전기톱으로 신체를 발라버릴 것이라는 위협을 당하는 중이다. 반스만큼이나 지구에서 살기 어려.. 더보기
역겹고, 흉칙하게 잘만든 서브스턴스 "최근 본 영화 중에 가장 충격적이야!" 영화 보고 나오는데 앞서 가던 젊은 관객이 한 말이다. 그는 무엇을 보고 충격이라고 했을까?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역겨운(Disgusting) 영화였다. 보는 내내 인상을 쓰고 봤다.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라고 만들었다. 역겨우라고. 불편하라고. 그런 점에서 매우 잘만든, 아주 좋은 "예술 작품"이다.  영화 제목 Substace. 한 때 오스카상을 받을 만큼 잘나가던 엘리자베스 스파클은 경력 관리를 잘못해서일까, 나이든 후 그저 그런 에어로빅 쇼의 진행자로 살고 있다. 그 쇼의 제작자는 더이상 시청자를 끌어오지 못하는 엘리자베스를 퇴물 취급하며 교체하려고 한다. 엘리자베스는 더 아름답고 완벽한 너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에 흔들린다. 그렇.. 더보기
오징어게임 2, 대진운이 좋지 않군 결국 보고야 말았네.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집중을 하는데, 그들의 관계와 서사를 보여준 장면이 돌아오면 좀 지루하다. 가장 긴장감이 높은 장면은 7회 반란을 일으키고 총질이 시작되면서다. 시즌 3는 이런 밀도를 이어갈까?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절제와 압축이 부족한 듯하다. 배우들이 지나치게 화려한 것도 흠이다. 영화 하나 책임질 사람들이 떼로 나오는데, 서사는 다소 허술하다. 주인공 성기훈은 게임을 중단시키겠다고 들어가서 하는 일이 별로 없다. 겨우 7회에 가서야 뭘 한다. 시즌 1에서도 그게 안되었는데, 이미 돈에 눈 돌아간 사람들, 이판사판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믿은 걸까?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므로, 만용에 가까운 행동이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봐야 할까? 아주 형편없는 .. 더보기
문신, 밋밋했다. 대하소설을 다시 읽어볼까? 하고 내가 말했던가? 요즘은 뭔가 생각하고 3초면 기억이 나지 않을 지경이다. 그래서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이 없다. 남편이 문신 다섯권이 완간되었다고 알려줬다. 글쎄...작가 윤흥길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는데, 팔순 넘은 노 작가가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완간했다고 하는 기사를 링크해서 보내준 것이다. 아, 남편에게 소설을 읽고 싶다고 했구나. 학술서 말고...사회과학이나 인문도서 말고 그냥 소설을 읽으며 이 엉망징창 세상을 외면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었었다. 그러자 남편이 이 소설을 추천한 것이다. 남편이 이 책을 읽은 것도 아니다. 그도 우연히, 생각없이 권했고, 나도 충동적으로 1권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문신은 전라도 상곡이라는 가상의 깡촌에서 일제가 시작한 토지.. 더보기
소년이 온다와 동물농장 소년이 온다는 2016년에 읽었다. 동물농장은 지난 여름에 읽었다.책을 읽고나면 간단하게 독후감을 쓴다.이 두 책은 쓰지 못하고 있다. 정말 어마어마 해서 몇 마디로 내가 받은 감동을 정리할 수가 없다. 첫 문장부터 끝문장까지 통으로 외우고 싶다. 아, 필사를 할까? 어느 한구절만 따서, 혹은 어떤 장면과 내용을 인용해서 뭐라뭐라 해석하는게... 난 그럴 능력이 없는데다, 어느 대목, 어느 장면만 들어 멋지다거나, 이런 맥락이라거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거나...보태는게...무의미하다고 느꼈다. 명작의 무게....좀 더 시간이 지나서 내 안에서 걸러지고 끝까지 남은 것이 있으면 그때는 쓰게 될까? 지금은 매혹당해서, 빠져있어서, 객관화가 안되기도 하다. 아직도 좀 흥분상태다. 읽지 않은 분 있으면 꼭 읽으시.. 더보기
노트북, 40년대 청춘들의 순애보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재개봉했다. 재개봉할만큼 한국에서도 유의미한 영화였었나? 검색을 해보니 개봉 당시 영화 평론가들은 그다지 좋은 평을 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스토킹 아니냐고 하고, 주급 40센트 짜리 재재소 막노동꾼이 노년에 어떻게 저런 비싼 요양병원 간병비를 감당하느냐는 매우 현실적인 얘기를 하며 몰입을 못했다는 솔직한 평을 써놓았다. 개인으로 보면, 20년전이면 2004년. 그 해 10월 개봉이니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이 기각당한 후이기는 하지만, 이런 영화가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 같다. 영화 제목인 노트북은 영화를 보기 전까지도 휴대용 PC를 말하는 그 노트북인가 했었다.  이 영화 미국에서는 중년들의 환호를 받으며 꽤 장기 흥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누적관객 80만여명. 이 .. 더보기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 최고였다! 1. 현구탁. 자신이 건오 수오의 아버지인것만 생각한다. 애비가 뭔 짓을 못하겠냐고? 뭔짓을 하지 않는게 인간이고, 인간은 그러지 않도록 공동체와 자기 자신을 발전시켜 왔다. 그게 문명이다.  2. 오늘 서울시 교육감 후보 정근식님의 말처럼 인권이라는 자기 권리만이 아니라 남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 것을 포함하기 때문에 보편적이다. 무천시는 자신, 자신의 가족, 제 자식만 생각하는 타락하고 탐욕스러운 인간으로 가득하다. 그게 지금 여기 한국일 수도 있어서 소름 돋는다. 그럼에도 의료사고를 조작하는 걸 가만 두고 보지 않는 하설, 범죄의 희생자가 된 여자친구 때문에 괴로워 하면서도 사적 복수가 아니라 형사로서 냉정함과 공정함을 잃지 않는 상철 같은 사람이 있어서 숨을 쉴 수 있어서 다행이다.  3. 예영실의.. 더보기